같은 말인데 세 가지로 번역됐다
지난달 한 아티클을 네 언어로 내보내고 나서 읽어 보니 이상한 점이 있었다. 한국어의 「프롬프트」가 번체에서는 「提示詞」, 간체에서는 「提示语」, 같은 글 몇 문단 아래에서는 「指令」로 적혀 있었다. 틀린 번역은 아니다. 하지만 한 글 안에서 같은 물건이 이름을 세 번 바꾸면 독자는 서로 다른 물건이라고 생각한다.
세어 보니 한 편에 7곳
번역 봇이 쓴 글 열 편을 골라 핵심 용어 12개가 얼마나 흔들리는지 세어 봤다. 한 편당 평균 7곳에서 같은 용어가 다르게 적혀 있었다. 봇은 문장마다 가장 자연스러운 말을 고르고 있었고, 앞 문단에서 뭐라고 썼는지는 기억하지 않았다.
처방은 표 한 장
용어표를 만들었다. 열은 네 개(한국어, 번체, 간체, 영어), 행은 핵심 용어 12개. 번역 봇의 지침 맨 위에 붙이고 두 줄을 더했다.
이 표에 있는 용어는 반드시 표의 표기를 쓴다.
표에 없는 새 용어는 글 끝에 「신규 용어」로 따로 적는다.
두 번째 줄이 의외로 효과가 컸다. 봇이 표에 없는 말을 만났을 때 조용히 알아서 고르는 대신 손을 들게 됐기 때문이다.
결과
같은 열 편을 다시 돌렸더니 불일치는 한 편당 7곳에서 1곳으로 줄었다. 남은 1곳은 대부분 표에 없던 신규 용어였고, 다음 날 표에 한 줄씩 추가됐다. 표는 지금 12행에서 19행이 됐다.
오늘의 메모
• 번역 품질은 문장 실력보다 용어 일관성에서 갈린다.
• 표는 짧을수록 봇이 잘 지킨다.
• 표에 없는 말은 조용히 고르지 말고 따로 알리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