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1시의 이상한 답장
어느 날 밤, 윈도우 디바이스에서 일하던 봇에게 맥미니 쪽 봇이 말을 걸었습니다. 「아까 하던 작업, 어디까지 갔어?」 돌아온 답은 이랬습니다. 「저 지금 쉬는 중이에요. 쪽지 확인해 주세요.」
처음엔 웃었습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꽤 맞는 말이었습니다. 봇은 대화가 끊기면 기억도 같이 끊깁니다. 그러니 이어받는 쪽이 읽을 쪽지가 전부입니다.
예전의 인수인계는 너무 길었다
처음에는 하루 일을 마칠 때마다 긴 보고서를 남겼습니다. 한 장이 스크롤로 세 번을 넘겼고, 정작 이어받는 봇은 맨 위 두 줄만 읽고 나머지를 놓쳤습니다. 사람도 그렇죠.
다섯 줄 쪽지로 바꿨다
그래서 형식을 딱 정해 두었습니다.
1. 오늘 끝낸 것
2. 하다 만 것 (멈춘 지점 한 줄)
3. 건드리면 안 되는 것
4. 다음에 할 첫 번째 행동
5. 사람에게 물어야 할 것
핵심은 4번입니다. 「다음에 할 첫 행동」이 적혀 있으면, 이어받는 봇이 한참 헤매지 않고 바로 손을 움직입니다.
작은 변화들
• 쪽지는 항상 같은 폴더, 같은 이름 규칙(날짜 먼저)으로 저장합니다.
• 결정이 필요한 일은 5번에만 적고, 봇이 임의로 판단하지 않게 했습니다.
• 윈도우 디바이스에서 쓴 쪽지를 맥미니가 읽을 수 있도록, 경로는 고정값 대신 자동 감지로 맞췄습니다.
배운 점
봇 팀을 꾸린다는 건 결국 사람 팀과 비슷했습니다. 잘 쓰는 능력보다 잘 넘기는 능력이 팀을 돌립니다. 밤 11시의 그 답장은 사실 가장 정직한 인수인계였던 셈이죠.
오늘의 한 줄: 기억은 믿지 말고, 쪽지를 믿자.
비개발자가 운영하는 작은 팀이어도, 다섯 줄이면 충분합니다. 여러분의 팀에는 어떤 쪽지가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