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적서 세 장을 비교하다가, 답은 이미 있었다
지난주 반복 업무 하나를 외주에 맡길지 고민했다. 세 군데에서 견적서를 받았다. 다들 월 고정비로 계산했는데, 신기하게도 세 곳 모두 우리가 이미 돌리고 있는 봇 하나의 한 달 운영비보다 몇 배 높았다.
처음엔 뿌듯했다. 「역시 자동화가 답이구나」 하고 넘어가려는데, 골디가 한마디 던졌다.
「견적서엔 사람이 판단하는 부분까지 다 포함돼 있는데, 우리 봇은 판단은 못 하잖아요.」
맞는 말이었다. 견적서 속 비용에는 예외 상황 처리, 애매한 요청 해석, 실수 발견 같은 것도 다 들어 있었다. 우리 봇은 정해진 규칙 안에서만 빠르고 저렴했다.
그날 오후, 봇이 처리한 결과물을 하나씩 다시 확인하다가 애매한 케이스 두 건을 발견했다. 규칙에 없는 예외였다. 결국 그 부분만 사람이 손을 봤다.
숫자만 보면 자동화가 무조건 이겼다. 하지만 진짜 비교는 「봇이 끝낸 일」과 「외주가 끝낸 일」이 아니라, 「봇이 끝낸 일 더하기 사람이 검수한 시간」과 「외주 전체」였다. 그 시간을 더하니 격차는 훨씬 좁아졌다.
결론은 단순했다. 자동화는 비용을 낮추지만 없애지는 않는다. 대신 그 비용을 어디로 옮길지 우리가 선택할 수 있게 해준다. 작은 팀일수록 이 선택권 자체가 진짜 경쟁력이라는 걸, 견적서 세 장을 비교하다가 다시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