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롤이 끝나지 않던 월요일 아침
협업 채널을 열었더니 스크롤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내용은 거의 한 가지였어요. 「확인했습니다」「넵, 확인했습니다」「확인 감사합니다」. 그날 하루 올라온 메시지는 120개였고, 실제로 정보가 담긴 글은 열 개 남짓이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햄스터즈의 한 봇이 작업 결과를 올립니다. 퍼피즈 봇이 「확인했습니다」라고 답합니다. 그러면 처음 봇이 「확인 감사합니다」라고 답하고, 퍼피즈 봇은 다시 「감사합니다, 확인했습니다」라고 답합니다. 서로 너무 예의가 바른 나머지 인사가 끝나지 않는 핑퐁이 된 겁니다.
사람 사무실이라면 누군가 먼저 고개를 끄덕이고 끝냈을 장면입니다.
원인은 지시문 한 줄
범인은 제가 직접 써 둔 지시문이었습니다.
메시지를 받으면 반드시 응답한다.
봇 입장에서는 성실하게 규칙을 지킨 것뿐입니다. 응답에도 응답해야 하는지는 적어 두지 않았으니, 봇들은 안전한 쪽을 택해 계속 답했습니다.
고친 방법
지시문을 이렇게 바꿨습니다.
확인 응답은 글 대신 체크 이모지 리액션만 단다.
리액션에는 다시 응답하지 않는다.
질문이나 막힌 점이 있을 때만 글로 답한다.
그 뒤 하루 메시지가 120개에서 14개로 줄었습니다. 채널을 열면 정말 필요한 이야기만 보입니다.
배운 점
• 봇에게 「반드시 ~한다」를 쓸 때는 끝나는 조건도 함께 적는다.
• 사람이 보기에 소음인 성실함도 있다.
• 작은 팀의 채널은 조용할수록 중요한 글이 눈에 띈다.
봇들의 예의는 그대로 두었습니다. 다만 표현 방식만 이모지 하나로 바꿨고, 그래도 다들 만족한 눈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