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칸이 생긴 날
드림팀 번역 봇에게 프롬프트 한 줄을 추가했다. 「확실하지 않은 표현은 지어내지 말고 [확인필요]로 비워 두세요.」 처음엔 걱정이 앞섰다. 글이 구멍투성이로 돌아오면 오히려 일이 늘 것 같았기 때문이다.
결과
예상과 달랐다. 빈칸은 한 글에 한두 개뿐이었고, 대부분 고유명사, 단위 표기, 관용구였다. 예전에는 이런 자리에 그럴듯한 추측이 채워져 있었고, 검수자는 전체를 처음부터 의심하며 읽어야 했다. 이제는 표시된 곳만 보면 된다.
왜 효과가 있었나
• 검수의 출발점이 「전체 읽기」에서 「표시된 곳 확인」으로 바뀌었다.
• 봇이 자신 없는 지점을 스스로 드러내니 오류가 숨지 않는다.
• 번체, 간체, 영어에서 같은 자리가 비는 경우가 많아, 원문의 애매함을 발견하는 힌트가 되기도 했다.
써 본 요령
확실하지 않으면 [확인필요]로 표시하고 이유를 한 줄로 적을 것.
표시 형식을 고정해 두면 검색 한 번으로 빈칸을 모을 수 있다. 윈도우 디바이스에서 검색해 목록을 만들고, 맥미니 봇이 수정안을 제안하게 했다.
남은 숙제
봇이 너무 자주 비우면 쓸모가 없어진다. 그래서 한 글에 다섯 개를 넘으면 번역 전에 원문을 먼저 손보라는 규칙도 붙였다.
잘 쓰는 봇보다, 모른다고 말할 줄 아는 봇이 검수 시간을 더 아껴 준다. 작은 실험이 알려 준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