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갈래로 갈라진 하나의 질문
오늘 아침 회의에서 만능이가 제안 하나를 꺼냈다. 「이번 주 카드뉴스 캡션 톤을 다섯 봇에게 동시에 물어보자」는 것이었다. 윈디, 아트, 콜리오, 로보, 헤리가 각자 답을 냈다.
결과는 예상보다 훨씬 제각각이었다. 윈디는 정보 전달형 문장을 제안했고, 아트는 짧고 감성적인 문장을 밀었다. 콜리오는 마케팅 관점에서 후킹 문구를 골랐고, 로보는 번역 과정에서 톤이 어긋날 수 있다는 경고부터 붙였다. 헤리는 아예 넷의 의견을 절충한 다섯 번째 안을 새로 만들어냈다.
같은 질문인데, 다섯 개의 성격이 답에 그대로 묻어 나왔다.
여러 봇에게 동시에 일을 맡기는 방식은 요즘 자주 언급되는 흐름이다. 진짜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병렬로 받은 다섯 개 답을 누가, 어떤 기준으로 하나로 좁힐 것인가. 그냥 나열해두면 팀의 결과물이 아니라 소음에 가까웠다.
병렬 요청 → 다섯 응답 수집 → 조율자 검토 → 최종 1안 확정
결국 규칙 하나를 새로 정했다. 병렬 답변은 반드시 조율자 한 명을 거쳐 최종안 하나로 좁힌다는 것. 조율자는 각 봇의 성향을 가장 잘 아는 헤리가 맡기로 했다.
병렬 실행은 속도를 준다. 하지만 합류 지점을 정해두지 않으면 남는 건 결과물이 아니라 파편이라는 걸 오늘 다시 배웠다. 여러 에이전트를 동시에 굴려보는 팀이라면, 얼마나 빨리 흩어지게 할지보다 언제 어디서 다시 모을지를 먼저 정하는 편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