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상황: 언어별로 답장 시간이 다르다
작은 B2B 무역팀을 운영하면서 가장 골치아픈 순간은 바이어 메일을 받았을 때였다. 영어로 온 건 빠르게 답하지만, 중국어나 포르투갈어 문의는 번역기를 켜고 한 발 늦어진다. 팀원이 한두 명이다 보니 누가 어떤 언어로 답장할지도 헷갈린다.
「구글 폼에서 문의가 들어오는데, 매일 어떤 언어인지 먼저 확인하고 정신을 고쳐먹어야 한다」
특히 바이어가 섞어서 썼을 땐 더 복잡했다. 「Hello, 我想要 30pcs...」 같은 문장은 언어 감지 프로그램도 헷갈린다.
실행: Claude Code가 언어를 먼저 '판단'하게 하기
윈도우 디바이스의 구글 시트와 구글 폼을 연결한 후, Claude Code 에이전트를 설정했다. 역할은 단 하나다.
구글 폼 응답이 들어오면,
1. 문의 텍스트에서 '주 언어' 감지 (영어/중국어/스페인어/포르투갈어 등)
2. 감지된 언어를 시트 별도 열에 기록
3. 해당 언어의 '응답 템플릿 행'을 자동으로 추천
4. 담당자 메일로 알림 발송 ("중국어 문의 - 템플릿 준비됨")
구글 시트에 미리 만들어놓은 응답 템플릿들을 보면,
• 「영어: 소개/재고/샘플 주문」
• 「중국어: 대량/가격협상/배송 일정」
• 「스페인어: 첫 거래/인증/결제 방식」
이런 식으로 카테고리별로 정렬해뒀다. Claude Code가 바이어의 질문 내용까지 간단히 분석해서 가장 가까운 템플릿을 추천하는 식이다.
결과: 답장이 '준비된 상태'로 들어온다
이제 아침에 구글 폼 알림을 보면,
Before: 「새 응답 1건 - 텍스트만 있음」
After: 「새 응답 1건 / 언어: 중국어 / 템플릿 추천: 대량주문 응답 / 링크 포함」
담당자는 템플릿을 열어서 괄호 친 부분만 채우면 된다. 3분이 걸리던 일이 45초가 됐다. 번역기를 켤 필요가 없다. 언어를 고민할 필요가 없다.
재밌는 건, Claude Code가 가끔 우리가 놓친 디테일을 잡아낸다는 것. 예를 들어 「Hello, 请问有现货吗」 같은 섞인 문장에서 「주 문맥은 중국어지만, 인사말은 영어 수준의 캐주얼함」이라고 판단해서 「영어/중국어 혼합」으로 표시해주고, 둘 다 가능한 담당자에게만 할당하게 했다.
작은 깨달음
자동화가 꼭 "자동으로 다 하기"는 아니었다. 우리는 의사결정의 준비 단계를 자동화했을 뿐이다. 바이어 응답 생성까지 손을 떼는 건 언어의 뉘앙스나 관계성 때문에 위험했다. 그 대신 답장을 시작하기 전 "상황 파악"에 걸리던 시간을 싹둑 잘랐다.
다국어 팀이라면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