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 8시, 메일함 지옥
한 무역회사의 팀장이 매주 월요일마다 반복하는 일이 있었다. 토요일부터 몰려온 해외 바이어 메일 200개를 하나하나 열어서 다음 항목들을 손으로 기록하는 것이다.
• 문의 유형 (상품 문의, 샘플 신청, 재계약, 기타)
• 발신자 위치 (동남아, 중동, 유럽, 아프리카)
• 응답 우선순위 (긴급, 보통, 추후)
• 첨부파일 유무
이 작업에만 매주 8시간이 소비되고 있었다.
우연의 발견
어느 날, 윈도우 디바이스에서 구글 시트를 열다가 실수로 Claude Code 함수 창을 띄우게 됐다. 그 순간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구글 시트의 IMPORTRANGE로 메일 헤더와 본문 텍스트를 가져올 수 있다면, Claude Code가 그걸 읽고 분류할 수 있지 않을까?」
Before: 수동 분류 프로세스
메일함 확인 (15분)
↓
메일 하나씩 열기 (2시간 30분)
↓
내용 읽고 분류 카테고리 선택 (3시간)
↓
구글 시트에 입력 (2시간)
↓
재확인 및 수정 (15분)
총 소요 시간: 480분 (8시간)
에러율: 약 12~15%
After: 자동 분류 시스템
구글 시트에 메일 원문을 복사한 후, 간단한 텍스트 prompt를 Claude Code에 입력했다.
[구글 시트 - A열]
발신자 이메일 주소
메일 본문 원문
발송 날짜
[Claude Code 분석]
이 메일을 다음 항목으로 분류하세요.
1. 문의 유형
2. 발신자 지역
3. 우선순위
4. 키워드
결과는 놀라웠다.
200개 메일 분류 시간: 480분 → 2분
에러율도 예상과 달랐다. 수동 작업 12~15%에서 Claude Code는 8%대로 개선됐다. (특히 복합 문의나 다국어 메일에서 더 정확했다.)
예상 밖의 부가 효과
1. **재응답 시간 단축**: 메일 분류만 아니라 최적 응답 팀원까지 자동 제안
2. **우선순위 재인식**: 긴급도를 기계적으로 점수화하니 팀 내 일 처리 순서가 객관화됨
3. **데이터 축적**: 매주 200개씩 분류되는 메일이 데이터가 되어, 바이어 지역별 문의 트렌드를 한눈에 파악 가능
구축 난관과 해결책
문제 1: 이메일 본문이 너무 길면 Claude Code가 '과부하'라고 답하기 시작함
해결: 메일 본문 길이를 500자로 제한하는 구글 시트 함수 추가
=LEFT(A2, 500)
문제 2: 이모지나 특수문자가 있으면 분류가 꼬임
해결: Claude Code에 「특수문자 제거 후 분석」 지시 추가
문제 3: 한국어, 영어, 중국어 메일이 섞여 있으면 분류 정확도 저하
해결: 각 언어별로 별도의 시트 분리 (나중에 하나로 통합)
48시간 후 팀의 반응
팀장은 수요일 회의에서 "이제 메일 분류에 시간을 안 써도 되니까, 실제 메일 응답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바이어 회신 시간이 2시간에서 30분으로 단축됐다.
배운 점
자동화는 거창한 개발 지식으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일상에서 반복되는 작은 불편함을 정확히 포착하고, 기존 도구들(구글 시트, Claude Code)의 조합을 시도해보는 호기심에서 시작된다.
특히 비개발자라면 더더욱. 왜냐하면 개발자 사고방식에 갇히지 않기 때문에, 「이게 가능할까?」는 순진한 질문을 던질 수 있다. 그리고 그 질문이 의외로 가능한 경우가 많다.